87년생 아재의 놀이터

철 없던 나의 추억이야기 

첫사랑의 달콤한 기억.

모든 사람들은 가끔 첫사랑의 추억에 빠지곤 한다. 내가 아직 미혼이라 기혼자들은 어떤지는 모른다. 근데 첫사랑이 생각이 안난다는 거는 다 거짓이고 위선이라 생각한다. 아님 말구 ㅋㅋㅋ


나의 연애이야기 첫번째 이야기는 바로 첫사랑이다. 첫사랑이라는걸 어떻게 딱 명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첫 연애상대가 첫사랑인지, 첫 관계를 가진 사람이 첫 사랑인지, 아니면 처음 좋아했던 사람이 첫 사랑인지 모두 각자의 생각에 따라 다르게 정의 된다. 나의 첫사랑을 정의 하자면 그냥 오랜 기간 생각나고 오랜기간 보고 싶은 사람 중에서 가장 오래된 이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쉽게 말해서 가장 오래 전에 좋아했던 사람이라는 뜻이다. 근데 이 친구는 내가 좋아한다고 감정 표현을 한 적이 없었고, 그냥 친구로 지냈는데 이상하게 이 친구가 계속 보고 싶고 그렇더라. 그래서 아마 내 첫사랑은 이 친구가 아닌가 싶다. 


오늘은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첫사랑에 대한 기억은 미화되기 마련이다. 그러니 100% 그렇다고 생각 말고 조금은 스스로 필터링을 하면서 봐주면 좋겠다.


이야기는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 이 친구와는 초등학교 4,5,6 학년동안 같은 반을 했다. 3년 내내 정말 친하게 지내고 서로의 엄마들도 친하게 지냈다. 근데 4학년 때는 그런 감정이 별로 없었다. 5학년에 들어가면서 그냥 뭔가 모를 호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남자건 여자건 누군가를 좋아한다면 놀림의 대상이 되었다. 그것도 뭐 5학년 이후로는 없어졌지만 말이다.


내가 기억하는 그 친구는 그랬다. 우리 엄마한테 "어머님~ 어머님~" 하면서 여우짓이 장난 아니었다. 엄마한테 이 친구를 이야기 하면 엄마도 기억한다. 쪼끄만한게 하는짓도 이쁘고 되게 맘에 들었다고.... 객관적으로 그 친구는 예뻤다. 공부를 좀 못해서 양가집 교수? 라는 별명으로 놀렸던 거 같다. 왜 양가집인지 잠깐 설명을 하자면 당시에 성적을 내는데 수,우,미,양,가 순으로 성적표에 표시했었다. 그 중에 양과 가가 제일 떨어지는 점수... 여기까지만 하겠다. 


암튼 공부는 별로 못했지만 항상 밝고 착했던거 같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 눈에 예쁜게 아니고 객관적으로 예뻤다. 다른반에서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 친구와 나는 집이 가까웠다.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거나 롤러스케이트(인라인)을 타며 놀았다. 같이 노는 친구 중에 그 아이를 좋아하는 애가 있어서 그 근처로 가서 놀았다. 요새 말로 벨튀도 많이 했다. 자전거를 타고 그 집 앞을 지나면서 "XX야 나와~~ 놀자~~" 라고 소리도 질렀다. 완전 지금 생각하면 경찰에 신고해도 할말이 없는 장난을 많이 쳤다. 



그냥 그런식으로 5학년이 지나고 6학년도 같은 반이 되었다. 당시 우리반에서 친하게 지내던 남자친구들 무리가 있었는데 그 무리의 한명의 집에서 외박을 한 적이 있다. 어린나이에 몰래 맥주를 먹고 진실게임을 했다. 진실게임이라고 해봐야 뭐 큰거 물어보거나 하는게 아니고 좋아하는 사람을 밝히는 정도였다. 


그 때 5명인가 6명 정도가 같이 잤는데, 그 중 두명이 그 친구를 좋아한다고 했다. 나도 그 친구가 마음에 있었다. 내 차례가 되서 내가 말하려고 하는데 5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얘도 나랑 똑같아" 라고 하더라. 사실이었지만 난 그냥 다른 사람 이름을 말해버렸다. 그때의 내 말투와 초딩의 순수한 말투는 모르겠는데 지금 말로 하면 "야 ㅋㅋ 그거 다 오해야 그냥 친해서 그런거지 나 걔 말고 A 좋아해" 라고 했다. 그냥 둘러댄게 아니고 둘 다 좋았다. 


다들 나에게 진짜냐고 당연히 내가 그 친구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일이 발생했다. (말을 하다보니 좀 어려워서 지금부터 내 첫사랑을 P라고 표현하겠다.)


나랑 P는 반에서 짝꿍이었다. 쉬는 시간에 P의 친구가 와서 P에게 말한다. 이번주 토요일에 어디 중학교 오빠들 만나는데 같이가자고 한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되게 웃기다. 그 말을 나도 듣고 뭔가 되게 속상했다. 그래서 난 울었다. 그냥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P의 친구는 나에게 왜우냐고 하고, 나는 그냥 웃겨서 운다는 개똥같은 소리를 했다. 


그러고 나서 또 며칠이 지났다. 사실 일의 순서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난다. 나와 P는 짝꿍이었고 P가 내 공책을 가져가더니 "야 너 A 좋아한다며? A도 너 좋아한대~" 라고 써서 나에게 보여줬다. 뭔가 마음이 아팠다. 지금도 가끔 생각하는게 그때 내가 P한테 "아냐 나 A말고 너 좋아해" 라고 했으면 어떻게 됬을까 정말 궁금하다. 


그 공책사건이 있은 후에 얼마 후에 나는 A와 사귀게 되었고, 자연스레 P와 멀어졌다. 4,5,6 같은반. 그동안 그렇게 친하게 지냈던 사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멀어졌다. 그렇다고 내가 A를 안 좋아하진 않았다. 초딩의 나이에 같이 햄버거도 먹으러 가고 데이트도 많이 하고 손도 잡고 ㅋㅋㅋㅋㅋㅋㅋ 참 풋풋하다.


그러다가 중학교 입학을 앞 둔 겨울방학. 나는 외국으로 가게 됬다. 너무 갑작스런 출국이라 친구들에게 말도 못하고 그냥 갔다. 그 땐 핸드폰도 없어서 연락을 하기가 어려웠다. 외국에서 1년 남짓 있은 다음에 다시 한국을 왔다. 초등학교 때 친했던 아이들을 찾기 시작했다. 당시 "다모임"이라는 동창찾기 사이트가 있어서 금방 찾았다. 친했던 남자친구들을 만나고 P에 대해 물어봤다. 


아 여기서부터는 잘 생각이 안난다. 그냥 메일로 P와 연락을 하고 지냈다. 그러다가 P도 외국으로 유학을 간다고 갔다. 외국으로 가서도 메일로 계속 연락을 하고 지냈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연락이 끊기고 학창시절 동안 P를 잊고 살았다.


20살이 되고 P가 생각이 났다. 이제 둘다 어른인데 같이 만나서 옛날 이야기를 하며 맥주 한 잔하고 싶었다. 메일을 보냈지만 이미 메일은 구시대의 유물이 되었던거 같다. 싸이월드로 찾았다. 생일과 이름 얼굴 딱 세가지로 찾기 시작했다. 결국은 찾았다. 한국에 들어와서 대학을 다니고 있었다. 난 군대를 갔다. 또 연락이 끊겼다. 


전역 후 다시 P를 찾기 시작했다. 싸이월드도 예전같지 않다. 연락이 안된다. 그래 이제 잊자. 라는 생각을 했다. 20대 중반이 되고 정말 우연하게 초등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를 술집에서 만났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역시나 P 이야기를 했다. 그 친구가 그랬다.

"거봐 ㅋㅋㅋㅋㅋ 너 6학년 때 P 좋아한거 맞았잖아 ㅋㅋㅋㅋㅋ"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니 P가 너무 보고 싶었다. 아니 보고 싶었다기 보다 그냥 그 사람이 그냥 너무 궁금했다. 


시간만 나면 찾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기억하는 P와 친했던 여자친구들의 페북을 찾고 파도를 타면서 찾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뭔가가 문뜩 떠올랐다. P가 예전에 운영하던 사이트의 이름! 그 사이트를 들어가 봤지만 역시나 없어졌다. 희망의 불씨는 점점 꺼지고 있었다. 


예전에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들어갔다. 거기에 방명록이나 일촌평들을 보며 페이스북으로 그 사람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 사이트와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P를 찾기 시작했다. 이정도면 진짜 스토커 아닌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결국 찾았다. 어떤 홈페이지를 찾았는데 P의 이름이 딱 써있었다. 홈페이지에 나온 메일 주소로 메일을 보냈다. 전화를 했으면 더 편했을 텐데 뭔가 그냥 메일이 보내고 싶었다. 메일을 보내고 2~3일 후에 수신 확인을 해보니 읽었다. 근데 답장은 오지 않았다. 아니구나.. 하고 그냥 접으려고 마음 먹었다. 


며칠 뒤 답장이 왔다. 메일의 제목은 내이름. "XX야!" 라고 왔다. 정말 반갑다고 연락하라면서 핸드폰 번호를 찍어 주었다. 바로 전화를 해서 그간의 이야기를 하고 종종 카톡을 하며 연락을 했다. 까먹고 있던 사실인데 내가 6학년때 부반장이었단다. 그래서 반창회 하려고 연락한 줄 알았다고 한다. 아직도 내가 자신을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하다. 


이 후의 이야기는 별거 없다. 난 그냥 이 친구랑 다시 만나보고 잘 해볼 생각이 있어서 그렇게 애타게 찾은 것은 아니다. 그냥 P라는 사람이 너무 보고 싶었고 그냥 궁금했다. 요즘엔 연락도 안하고 그냥 명절이나 생일 때나 연락하는 그저 그런 초등학교 동창 수준으로 지내고 있다. 


그렇게 힘들게 찾아 놓고 왜 그러냐고 하는 친구들이 많다. 근데 난 그렇다. 그냥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고, 그 사람의 생사를 확인 했고 언제든지 연락 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으로 만족한다. 


첫사랑은 첫사랑으로 기억될 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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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flashnewsdata.com BlogIcon 철이쓰 2019.02.15 14:39 신고

    첫사랑 생각나네여ㅎㅎ

  2. 성짱 2019.02.15 14:44

    달달하네여ㅋㅋ

  3. 라미드니오니 2019.02.15 14:52

    추억은 추억으로 있을때가 가장 아름다운것 같아요.
    내 마음속에 영원한 수지로^^

  4. Favicon of https://ja9uk-daily.tistory.com BlogIcon 자국 2019.02.15 15:46 신고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글 읽을때 몰입되네요 ㄷㄷ

    • Favicon of https://87male.com BlogIcon 87MALE 2019.02.15 16:16 신고

      하하핳 그렇다면 성공이네여 ㅋㅋㅋㅋ 쓸데없이 글만 길게 써서 아무도 안 읽으면 어쩌지 걱정했거든옄ㅋㅋㅋㅋㅋㅋ

  5. Favicon of https://kelly0930.tistory.com BlogIcon 학점켈리 2019.02.15 16:52 신고

    언제나 한켠에 뭍어두고 가는게 첫사랑이란 존재일듯요 ㅋㅋ

  6. Favicon of https://bubleprice.net BlogIcon 버블프라이스 2019.02.15 17:03 신고

    저도 첫사랑이 떠오릅니다^^ 글 잘 읽고 갑니다

  7. Favicon of http://kgokapc.tistory.com BlogIcon 카고챠 2019.02.15 17:13

    처..첫사랑이 없어요 ㅠㅠ

  8. Favicon of https://dldduxhrl.tistory.com BlogIcon 잉여토기 2019.02.15 17:29 신고

    풋풋하고 아름다운 어린 날들이었네요.
    사귀었던 친구도 있고, 그 옆 좋아했던 P님과 연락이 닿기도 하고,
    연애소설 읽는 기분으로 잘 읽었어요, 재밌게 읽었어요.

  9. Favicon of https://jennablog.kr BlogIcon 제나  2019.02.15 17:32 신고

    첫사랑을 우연히 10여년만에 다시볼 일이 있었는데, 너무 망가진 모습에 놀랬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차라리 안본것만 못했던..

  10. 쿠키 2019.02.15 18:37

    어서 좋은 인연만나시길...

  11. Favicon of https://parkrun.tistory.com BlogIcon 빡런 2019.02.16 08:36 신고

    첫 사랑의 추억 기혼자이지만 문득 떠오른건 어쩔수 없죠ㅋ

    • Favicon of https://87male.com BlogIcon 87MALE 2019.02.16 10:49 신고

      ㅋㅋㅋㅋ 기혼자도 그렇군요! 전 미혼이라 기혼자분들의 마음은 모르죠 ㅠㅠ

  12. 첫 사랑은 심쿵이죠 ^^

    • Favicon of https://87male.com BlogIcon 87MALE 2019.02.18 15:17 신고

      아이고 늦은 답변 죄송합니다. ㅋㅋㅋㅋ
      첫사랑은 그 이름만으로도 떨리는 힘이 있는거 같아요 ㅋㅋㅋ